요즘 건강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에서 당뇨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많이 합니다. 그만큼 당뇨병은 흔한 질병이 되었고,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당뇨병을 가진 짝꿍과 결혼 저는 TV에 당뇨병 이야기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쭉 시청하게 되는데, 5월 12일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방송내용을 여기에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췌장암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었습니다. 화면 왼쪽 상단에 떠있는 주제가 "췌장암의 50%는 당뇨에서 시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췌장은 몸 속 깊이 숨어있는데, 췌장의 건강을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당뇨와 췌장암에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췌장은 과학시간에 배우는 '이자'와 같은 말입니다. 간과 소장과 비장에 둘러싸여 몸 안쪽으로 깊숙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만큼 보호받아야할 중요한 장기입니다. 췌장은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소화효소를 만드는 외분비기능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능을 해서 인간의 생로병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 혈당 조절을 위한 인슐린 분비도 하고 있어서 당뇨와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습니다. 


    한국인췌장



    한국인의 췌장은 서양인에 비해 10%정도 적은 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적만 적은 것이 아니라 인슐린 분비능력도 역시 작습니다. (한국인7.94, 서양인 12.52) 그런데 과도한 육류와 지방을 섭취하는 등의 서양인 식습관으로 변하면서 췌장의 기능이 과부하가 걸리고, 이에 따라 당뇨와 췌장암의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문제는 이 췌장이 망가질 때 초기 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췌장은 80% 정도까지 손상되어도 소화액이나 인슐린분기를 어느 정도 유지하기 때문에 뚜렷한 증상이나 통증이 없습니다. 췌장암에 걸리더라도 많이 진행되서 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오기 전까지 발견이 잘 되지 않습니다. 


    췌장암 환자는 소화불량과 허리통증의 증상이 나옵니다. 이렇게 애매한 증상 때문에 진단이 늦습니다. 또한 일찍 발견하더라도 췌장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 됩니다. 췌장암의 사망율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서 출발하며,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는 부분입니다. 



    ◎ 췌장을 힘들게 하는 다섯 가지 조건

    1) 췌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최대 30배 높아집니다. 가족력만으로 30배라고 하기는 힘들겠지요. 직계가족 중 한 명이 췌장암이 있다면 3배 정도, 직계가족 중 2명이 췌장암이라면 6배까지 높아집니다. 그런데 드물게 췌장암이 잘 걸리는 유전자를 특별히 가지고 있는 가족(가족성 췌장암)은 발병율이 20~30배까지 높아진다고 합니다.


    2) 흡연하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2배가 됩니다. 2배는 조금 약하고 실제로는 6배까지도 발병합니다. 담배에는 발암물질이 수백 가지가 들어있어서 췌장암 뿐만 아니라 여러 암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금연하고 10년 정도가 지나면 췌장암 발병 위험도가 정상 가까이 내려갈 수 있으므로 당장 담배를 끊는 것이 좋습니다. 


    3) 매일 술을 마시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3배 정도 높아집니다. 술 자체가 췌장암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담배는 그 자체가 독성이 많지만 술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매일 술을 마시면 간 뿐만 아니라 췌장이 망가져서 만성췌장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만성췌장염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췌장이 다 굳어지고 딱딱해져도 증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만성췌장염에 걸리면 췌장암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이 3배 정도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췌장염은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이 있습니다. 갑자기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췌장염은 담석, 술 등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통증과 구역, 구토를 통반합니다. 급성췌장염은 조리만 잘하면 완전히 회복되서 췌장기능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기간 음주로 췌장이 망가지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만성 췌장염은 위험합니다. 췌장이 오랜 시간 손상되어 석회화가 진행되고, 소화불량과 당뇨병을 동반하며, 췌장암 발생 위험이 3배로 증가합니다.  

    ** 실제로 술을 마시고 췌장염에 걸리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주로 췌장염이 발생했다면 술에 대해서 췌장이 선천적으로 약한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술을 마시면 재발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4) 내장비만이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1.5~2배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뱃살이 통통한 것은 안에 있는 비만세포가 통통해서 단백질이나 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하는 상태입니다. 이 단백질이 인슐린의 효과를 막게 됩니다(인슐린저항성). 이를 이기기 위해 췌장은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하게 되는데, 인슐린 과다상태가 되면 암세포의 성장인자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당뇨와 췌장암은 서로의 위험율을 높입니다. 당뇨를 오래 앓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을 2배로 높입니다. 인슐린은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문제는 좋은 세포만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악성세포도 풍요롭게 합니다. 이로 인해 암의 발생율도 높아집니다. 당뇨환자들은 췌장암 뿐만 아니라 이런 메카니즘으로 인해 다른 암들의 발병 위험도 높아집니다. 슬프게도 암에 걸렸을 때 당뇨가 있다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췌장이 안좋으면 당뇨에 걸리는 것일까요 당뇨에 걸리면 췌장이 안좋아지는 것일까요? 


    답은 둘다 맞습니다. 베타세포기능은 췌장의 기능을 이야기합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는 것처럼 당뇨병 발생 기준으로 10여년 정도부터 췌장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중간에 췌장암이 생긴다면 췌장의 기능은 더 급격히 떨어집니다. 반대로 당뇨병이 생겨도 췌장이 나빠집니다. 당뇨병이 생겨서 혈당이 높아지면 호르몬이 나와 정상으로 눌러줘야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췌장 건강과 당뇨는 매우 밀접된 관계이므로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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